이 가운데 안동오·장우성이 만든 ‘백자청화시비파문육각화'(1975)는 육각의 화분 전면을 적절하게 분배하여 묘사한 비파나무는 문기(文氣) 어린 풍취를 자아낸다. 그림 옆에 청나라 화가 오창석(1844-1927)이 지은 칠언절구가 화제로 적혀 있으며, 시 속의 노귤은 비파의 노란 열매를 의미한다. 비파는 전통적인 문인화의 소재로, 이 작품에서 작가는 진사 안료를 사용해 열매를 붉은색으로 표현하였으며, 잎과 줄기는 청화로 묘사하여 다채롭게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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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의 그늘과 한국전쟁의 상흔을 극복하고자 했던 1950년대는 한국 현대 도자공예의 새로운 출발점이 된 시기였다. 특히 세 연구소의 활동이 주목되는데, 이 중 국립박물관(현 국립중앙박물관) 부설 기관으로 설립된 한국조형문화연구소는 간송미술관 부지에 ‘성북동가마’를 운영하였고, 조각가 윤효중(1917-1967)이 세운 한국미술품연구소는 ‘대방동가마’를 운영하여 조선백자와 고려청자를 재현 또는 재해석한 도자기를 생산하였다. 이와 함께 국가 산업 발전을 목표로 한 한국공예시범소는 수출용 도자기를 개발하였는데, 이 시기 연구원들은 미국 유학을 거쳐 대학 도자공예 1세대 교수로 활동하며 한국 도자 교육의 기반을 마련하였다. 비록 1950년대 도자 제작 환경은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지속적인 성과를 내기 어려웠으나, 이들 연구소의 활동은 현대성을 주체적으로 모색하며 한국 도자공예의 정통성을 계승하는 중요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국립현대미술관 이추영 과장·윤소림 학예연구사)
┼도자, 회화, 영상 등 200여 점, 아카이브 70여 점을 소개하는 이번 전시는 연계된 체험 교육프로그램도 열린다. 도자공예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으로 손으로 만지고 표현하는 활동을 경험할 수 있다. 도자공예의 제작방식을 이해하는 ‘감각하는 도예’와 청화백자 문양을 표현해보는 ‘그리는 도예’, 2025년에 개최될 참여형 작가 워크숍 ‘잇는 도예’ 등이 준비되어 있다. 전시는 2024년 5월6일까지. 관람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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