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선정 하종민 기자 = ·
검찰이 지난 2021년 10월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 실패를 인식한 구영배 대표가 무리하게 이커머스 기업 인수에 나서며 범행 계획을 세운 것으로 판단했다.
19일 뉴시스가 입수한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 공소장에는 구 대표가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 실패를 인식한 2021년 10월부터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의 이커머스 기업 인수에 나선 정황이 자세히 설명됐다.
검찰이 지난 2021년 10월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 실패를 인식한 구영배 대표가 무리하게 이커머스 기업 인수에 나서며 범행 계획을 세운 것으로 판단했다.
19일 뉴시스가 입수한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 공소장에는 구 대표가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 실패를 인식한 2021년 10월부터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의 이커머스 기업 인수에 나선 정황이 자세히 설명됐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구 대표는 2021년부터 큐텐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 유한회사를 미국 나스닥에 상장시키고자 했으나, 큐익스프레스는 같은 해 10월께 홍콩의 물류업체인 코차이나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상장에 실패했다.
구 대표는 이듬해 상장을 재시도했지만, 매출액 부족 등을 이유로 상장 주관사인 골드만삭스로부터 절차 진행을 거부당했다.
특히 골드만삭스가 ‘사베인스-옥슬리법’에서 정한 기업회계 투명성 기준 및 매출 증가 추이 등을 달성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상장 절차는 더 진행되지 못했다. ‘사베인스-옥슬리법’은 지난 2002년 제정된 미국의 상장기업 회계 개혁 및 투자자 보호에 관한 법으로, 기업의 내부 통제 강화를 목적으로 제정됐다.
이에 검찰은 구 대표가 자본잠식 상태에 있는 이커머스 기업들을 무자본으로 인수해 큐익스프레스에 일감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큐익스프레스의 매출 실적을 올린 뒤, 나스닥 상장을 재추진하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봤다.
또 구 대표가 자본 없이 티몬, 인터파크커머스, 위메프 등을 인수하고 큐텐의 자금 상황이 악화될 때마다 이들 기업으로부터 선급금 또는 대여금 형식으로 총 1025억 1000만원의 자금을 지원받았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결국 큐텐과 큐텐테크놀로지로 이커머스 기업들이 보유했던 정산용 자금이 계속해서 새 나가면서 재정 상황은 더욱 악화됐고, 티몬과 위메프 등의 기업이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맞게 된 것으로 판단했다.
이 외에도 구 대표 등이 큐텐과 계열사의 악화된 재정상황을 은폐한 정황도 공소장에 담겼다.
검찰은 구 대표가 국회 국정감사를 앞둔 2023년 9월께 큐텐의 정산지연에 관한 댓글이 게시됐다는 사실을 보고 받고, 이 사태가 확산되지 않도록 김효종 대표에게 지시한 사실을 파악했다. 이에 김 대표는 류화현 대표 등 임직원들에게 부정적 댓글을 무마하기 위한 우호적 취지의 댓글을 게시하도록 했다.
또 지난해 12월 중순께 정산지연 문제가 끊이지 않으며 셀러들을 중심으로 이 문제를 공론화하려는 움직임까지 생겨나자, ‘시스템 오류 또는 셀러 측의 문제’로 초래된 것처럼 허위 해명을 한 점도 지적했다.
검찰은 “구 대표가 지난 1월 초 김효종 대표에게 마치 정산 시스템 또는 셀러 측의 문제로 정산이 지연됐다고 허위 해명하도록 지시했다”며 “이에 따라 티몬 홍보실장은 구 대표의 지시와 같은 취지로 류광진 티몬 대표 등에게 허위 답변 가이드를 작성해 보고했다”고 적었다.
또 구 대표 등은 금감원에 티몬의 미정산 잔액을 5163억원에서 462억 상당으로 규모를 크게 축소해 허위 보고하며 금융당국의 제재를 회피하기도 했다. 금감원으로부터 미정산 잔액에 대한 잔고증명서를 요구받자 이들은 200억원의 잔고증명서를 제출한 뒤 다음날 이를 다른 계좌로 출금해 써버렸다.
한편 검찰은 사태의 핵심으로 지목된 구 대표와 류화현·류광진 대표 등에 대해 앞서 두 차례 신병확보를 시도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되며 모두 불발됐다. 이후 보완수사를 거쳐 지난 11일 배임, 횡령, 사기 혐의를 받는 구 대표 등 총 10명을 불구속 상태로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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