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환 관광전문 기자 = 한일 양국이 내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관광업계 협력 강화와 교류 확대에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9일 서울 중구 동호로 서울 신라호텔에서 ‘한일 관광 비즈니스 포럼’을, 10일 강원 강릉시에서 ‘제38회 한일 관광 진흥 협의회’를 각각 개최한다.
이를 위해 일본에서 일본 국토교통성 관광청 하라이카와 나오야 청장을 필두로 관광 업계 인사 50명이 한국을 찾았다.
9일 한일 관광 비즈니스 포럼은 문체부 장미란 제2차관과 나오야 청장 등 양국 정부 인사와 관광공사, 지방자치단체, 관광업계 및 유관 업계 관계자 등 1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3개 분과에 걸쳐 ‘관광 체험의 확장을 위한 관광과 연관 산업 간 협업’을 주제로 거행했다.
양국 관광객에게 친숙한 한국과 일본 기업들이 다수 참여해 외래 관광객의 최신 트렌드와 마케팅 전략을 공유했다.
첫째 분과는 ‘한일 국제 관광의 최근 동향’을 분석했다.
야놀자리서치 이관영 연구위원은 “방일 한국인 관광객 수가 올해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처음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도쿄, 오사카 등 대도시에 집중하지만, 재방문객은 지방으로 관심을 돌려 마쓰야마, 다카마쓰 등 직항 노선이 있는 일본 소도시를 많이 찾는다”고 짚었다.
일본 주요 온라인 여행사(OTA)인 라쿠텐 트래블 토조 아야 매니저는 일본인의 방한 상품 예약 건수가 2019년 대비 성장한 가운데, 특히 2030세대 비중이 증가하고, 4성급 이상의 숙박 비중이 많이 늘어난 데이터를 소개했다.
둘째 분과는 관광 트렌드가 ‘체험’ 위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을 금융, 외식업, 정보기술(IT) 서비스, 유통업 등 다양한 산업별 관점에서 살펴봤다.
앞서 ‘켄지’ ‘마스터카드’ 등 세계 주요 기업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주요 여행 트렌드로 ‘체험 관광’을 선정했다.
방한 관광객 대상 결제·교통 선불카드인 ‘와우패스’를 운영하는 오렌지스퀘어 이장백 대표는 ‘거래 데이터’로 나타나는 일본인 방한객의 여행 유형을 소개했다. 이들 중 60%가 2030 세대, 85%가 여성이다. 이들은 ▲’즉석 사진 찍기’ 노래방’ 등의 체험 ▲’편의점’ ‘로드숍’ 등지에서의 쇼핑 ▲’피부과’ 시술 등을 즐긴다. 지출 분야는 절반 가까이(47%)가 화장품, 식당, 의류였다. 다만 이들 지출이 집중된 상위 매장이 모두 ‘서울’에 있다는 점이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됐다.
월간 사용자 수가 9300만 명에 달하는 일본 최대 식당 후기·예약 사이트 ‘타베로그’의 코노이케 타쿠 대표는 ‘외국인 관광객 대상 서비스 전략’을 발표했다. 그는 “외국인 관광객은 언어 문제로 전화 예약이 어렵고, 식당은 ‘노쇼’를 우려해 외국인 관광객 서비스를 우선하지 않는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어·영어·중국어 인공지능(AI) 자동 번역과 인터넷 즉시 예약 기능을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K-뷰티 1위’ 헬스 앤 뷰티 스토어 ‘올리브영’ 이영아 상무는 “단순 쇼핑 공간을 넘어 쇼핑과 체험 공간으로 진화한 것이 올리브영의 성공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역 특화 ‘경주황남점’, 국제특화 ‘홍대점’ 등 특화 전략 ▲’K-뷰티 전문 안내 서비스’ ‘브랜드 팝업 스토어’ 등 고객 경험 확장 등 ‘외국인 방한객 필수 쇼핑 성지’로 등극한 비결을 공개했다.
‘일본 여행 기념품’으로 잘 알려진 ‘도쿄 바나나’는 1991년 론칭 이후 지금까지 다채로운 ‘한정판’이나 ‘디즈니’ ‘포켓몬스터’ 등과의 ‘협업 상품 등 총 166가지 상품이 출시했다. 제조사 그레이프스톤 오노 유키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부부장은 각종 브랜드 협업은 물론 장난감, 쿠션, 가방, 브랜드북 등 ‘굿즈’를 발매해 과거 ‘디저트 브랜드’에서 지금의 ‘콘텐츠 브랜드’로 진화한 경험을 설파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80길에서 ‘미쉐린 2스타’ 한식당 ‘권숙수’를 운영하는 권우중 셰프는 “체험 관광, 미식 관광의 인기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외국인 대상 한식 강좌나 시장·재료 방문 상품이 부족하다”면서 “미식을 체험하고, 전통문화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셋째 분과는 양국 관광 교류 확대를 위한 미래 전략을 논의했다.
한양대 국제관광대학원 이훈 교수는 ▲장거리 국가 대상 한일 공동 방문 마케팅 ▲지자체, 청소년 관광 벤처기업 간 교류의 장 마련 등을 제시했다.
일본 최대 여행사 JTB 종합연구소 하야코 요코 수석연구원은 “일본인의 방한 여행은 20대 여성이 주도하고 있으나, 20대 남성도 증가세를 보인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한국에 관심은 높지만, 해외여행 경험이 적은 일본인에게 ‘한국 여행이 일상생활과 아주 조금 다른 경험을 제공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라”고 제언했다.
문체부 유인촌 장관은 이날 포럼 만찬에 참석해 한일 관광 업계를 격려하고, 정부가 외래 관광객의 안전과 편의 증진에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부각한다. 특히 나오야 청장에게는 양국 간 교류 협력 확대, 안전하고 편리한 한국 여행 등을 강조한다.
그는 이 자리에서 올해 2월 한국에 와 ‘100번째 방한’ 기록을 세운 오사카관광국 미조하타 히로시 이사장에게 표창을 수여한다. 한일 관광 교류에 기여한 공이다. 미조하타 이사장은 일본 국토교통성 관광청장으로 재직하던 10여 년 전 방한 기자 회견장에서 ‘애국가’를 부르며 한국에 감사함을 전했을 정도의 지한(知韓) 인사다.
또한, 32년간 ‘관광 불편 신고 센터’ 등 현장 최일선에서 일본인 관광객을 만나고, ‘불편 신고’ 7만 건 이상에 대응하는 한편 ‘통역 안내’ 업무도 성실히 수행한 변은해 관광통역사도 격려한다.
장 차관은 포럼과 사전 오찬에서 나오야 청장을 만나 안정적인 방한 환경을 환기하는 한편 양국 관광 교류를 더욱더 확대하기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소개하고, 일본 당국의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다.
10일에는 문체부 김정훈 관광정책국장과 일본 국토교통성 관광청 나카노 타케시 국제관광부장을 단장으로 양국 정부와 관광공사, 지자체, 관광업계 관계자 약 100명이 강릉시로 이동해 ‘제38회 한일 관광 진흥 협의회’에 참석한다.
1986년 처음 시작해 매년 한국과 일본에서 교대로 열리는 ‘한일 관광 진흥 협의회’는 양국의 우호 증진에 기여하는 ‘국장급 회의’다.
올해 협의회에서는 ▲지속적인 한일 교류 확대 방안 ▲지방 관광 활성화 ▲미래 세대의 교류 활성화 ▲관광 산업 고부가화: 관광과 연관 산업 간 협업 활성화를 통한 관광 체험의 확장 등을 주요 의제로 논의한다.
특히, ‘커피 도시 강릉’을 일군 주역인 ‘테라로사’ 김용덕 창업자가 연사로 참여해 각 지점에서 ‘공간의 미학’을 ‘커피 문화’와 융합한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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