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은 “지금 우리가 맞이하고 있는 현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녹록치 않다”며 “하지만 어려운 상황을 반드시 극복하고 앞으로 한 발 더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최근 반도체 사업 부진과 노조 리스크, 주가 하락 등 전방위적 위기를 맞은 상황이다.
2021년 51조원, 2022년 43조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올린 삼성전자는 지난해 업황 악화로 반도체 부문에서 15조원 가량 적자가 나며 영업이익이 6조5670억원에 그쳤다.
올해는 업황이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전성기 실적에는 한참 못미친다. 한때 ’10만 전자’로 기대감이 높았던 주가는 최근 4만원대를 찍을 정도로 고꾸라졌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경쟁업체인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활황에 힘입어 큰 폭 실적 개선를 보인 반면 삼성전자는 기술력이 부족하다는 평가 속에 고전하고 있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 회장이 사업가로서 가장 혹독한 시험을 받고 있다”며 삼성 위기론을 거론하는 등 글로벌 주요 외신들의 이목도 쏠린 상황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노조와의 임금협약 잠정 합의, 주가부양을 위한 자사주 10조원 매입 등 위기 극복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이 회장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그룹 차원의 과감한 투자나 혁신에 대한 결정이 늦어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는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건으로 시작돼 내년이면 10년째를 맞는다.
특히 이번 부당합병·회계부정 사건은 올해 2월 1심 판결이 나오기까지 3년5개월이 걸렸다. 내년 2월 선고가 나오더라도 대법원 상고 가능성이 아직 남아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이 회장의 19개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로 판결했으나, 검찰은 2심에서도 이 회장에 대해 원심과 같이 징역 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이 회장은 “국민의 사랑을 받는 삼성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며 “부디 저의 소명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기회를 허락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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