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중학생 시절 러시아 볼쇼이 발레학교로 유학을 떠나겠다고 가족들에게 통보한다. 부모님이 말렸지만 그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
그는 “학교의 유일한 한국인 학생으로 지내는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며 “언어 장벽뿐 아니라 신체의 장벽까지 마주했고 연습실에서도 맨 뒤에 서야 했다”고 떠올린다.
그럼에도 “그런 상황에서도 차이를 받아들이고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즐거웠다”고 고백한다.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어떤 환경에 놓여 있는지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의 우상이었던 발레 스타가 나의 선생님이고, 나의 스타들의 동작을 관찰하고 감상할 수 있는 수업 시간이 정말 즐거웠다. 하루하루는 너무 힘들지만 매일매일 행복했다. 그때 나는 눈부신 빛이 나를 향해 내리쬐고 있다고, 내가 은빛 바다라고 생각했다.”(41쪽)
◎공감언론 뉴시스 tide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