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시기에 한 작가는 대한민국 최초로 스웨덴에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그의 대표작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는 각각 1980년 광주, 1948년 제주에서 일어났던 비상계엄을 배경으로 대규모 민간인 학살과 생존희생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특히 ‘소년이 온다’의 배경은 1980년 비상계엄으로 숱한 시민들이 희생된 5·18 민주화 항쟁이다.
한 작가의 아버지인 한승원 작가는 1980년 당시 몰래 유통되던 5·18 관련 사진첩을 집으로 가지고 왔던 기억을 떠올렸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한 작가가 이를 보고 받았을 충격에 대해 “그것은 항상 숙제라든가 트라우마처럼 남았을 것”이라 짐작했다.
실제로 한 작가는 노벨문학상 기념 강연에서 당시 기억에 대해 “(그 사진첩에서 보았던) 훼손된 얼굴들은 오직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으로 내 안에 새겨졌다”고 언급했다.
‘소년이 온다’의 실제 주인공이었던 당시 광주상고 1학년 문재학 열사 어머니 김길자 여사도 “우리들이 수십 년 동안 싸워도 국내에 알리지 못했던 일을 작가님이 책 한 권으로 세계에 알려주셨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 6일 노벨문학상 수상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 작가는 2024년 계엄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한 작가는 1979~1980년 사이의 계엄과 2024년 계엄에 대해 “모든 상황이 다 생중계가 돼 모든 사람이 지켜볼 수 있었다”는 점을 가장 큰 차이점으로 꼽았다.
특히 경찰과 군인들의 태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판단을 하려고 하고 어떤 내적 충돌을 느끼면서 최대한 소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 작가의 이러한 언급은 12·3 비상계엄에 동원된 현장 지휘관들의 양심선언과 맥락을 같이 한다고 다큐 제작진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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